각국 탄소배출 정책 비교(규제, 다양성, 과제)

 


전 세계가 기후 변화라는 공통된 위기를 맞이하면서, 각국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 구조, 경제 수준, 정치 체계에 따라 탄소 감축을 위한 접근 방식이 상이하며, 정책의 성과 또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유럽연합, 미국, 중국 및 개발도상국의 탄소배출 정책을 중심으로 각국의 전략, 특징, 장단점 등을 비교하여 분석하고, 전 세계적인 기후 대응에 있어 협력의 중요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고찰합니다.

유럽연합의 선도적 규제와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

유럽연합(EU)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일관되고 진보적인 탄소 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U는 200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EU ETS)’를 도입하여 에너지 다소비 산업과 항공 부문을 중심으로 배출량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기업에 일정한 배출 한도를 부여하고, 그 한도 내에서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하며, 초과분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비용 효율적인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있으며, 해마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3년부터 본격 시행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EU로 수입되는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등 탄소 집약적 제품에 대해 해당 제품의 생산국에서의 탄소 가격을 고려해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자국 기업의 환경 규제를 역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에너지, 교통, 건축, 농업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강력한 규제와 과감한 목표 설정이 결합된 형태로, 전 세계 기후 정책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 중심 저감 전략과 주별 정책의 다양성

미국은 세계 2위의 탄소 배출국이자, 국제 기후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정책 차이, 정치적 이념 차이로 인해 통일된 전략보다는 혼합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고,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50%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이 법을 통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전기차 보급, 배터리 생산, 수소 기술 개발 등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방 차원의 강제적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는 도입되지 않았고, 대신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주 등에서 주 단위로 독립적인 배출권 거래제와 친환경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자체적인 캡앤트레이드 프로그램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제로에너지 빌딩 기준, 전기차 보급 목표 등을 시행 중입니다. 미국의 정책은 기술 개발과 민간 부문 참여를 강조하며, 시장 유도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 교체 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연방과 주 간 온도차로 인해 통합된 감축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점진적 전환과 국제 협력 과제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으로서, 기후 대응에 있어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 정부는 ‘2030년 탄소 정점,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이중탄소 전략’을 발표하며, 기존의 석탄 중심 에너지 구조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력, 태양광, 풍력 발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전기차 산업의 급속한 성장,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산업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전국 단위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지만, 현재는 발전 부문에만 한정되어 있으며, 탄소 가격의 안정성, 거래 투명성, 제재 시스템 등에서 미흡한 점이 존재합니다. 이 외에도 중국은 도시별로 다양한 탄소 감축 실험을 진행하며, 지방정부 주도의 기후 정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개발도상국들은 경제 개발과 기후 대응의 균형을 모색하며, 국제기구 및 선진국으로부터 기술과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공통적이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이라는 원칙 하에 자국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며, 탄소세, 재생에너지 확대, 산림 보전 등의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재정적 제약, 기술 부족, 산업 기반 미비 등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며, 선진국과의 협력 없이 독자적인 탈탄소는 어렵다는 현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각국의 탄소배출 정책은 경제력, 정치 체제, 산업 구조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며, 감축 목표와 이행 방식도 천차만별입니다. 유럽연합은 강력한 규제와 제도적 틀을 통해 글로벌 기준을 설정하고 있고, 미국은 기술 혁신과 시장 유도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과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현실에 맞춘 점진적 접근을 택하고 있으며, 국제 협력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국경을 초월한 문제인 만큼, 각국의 정책은 상호 조율되고 보완되어야 하며, 기술 및 재정 지원, 탄소시장 연계, 국제 규범 정립 등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단순한 감축을 넘어, 정의로운 전환과 글로벌 연대가 핵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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